꾸덕꾸덕 말린 명태에 식은 밥이나 된 찰밥을 섞어 엿기름가루와 갖은 양념을 하여 삭힌 젓갈.
[정의] 꾸덕꾸덕 말린 명태에 식은 밥이나 된 찰밥을 섞어 엿기름가루와 갖은 양념을 하여 삭힌 젓갈. [개설] 식해는 내장을 제거한 생선을 깨끗이 씻은 뒤 6~8% 식염에 18~20시간을 절여 소금물을 제거하고 조밥과 고춧가루, 마늘, 파 등과 혼합해 20℃에서 2~3주간 발효시켜서 만든다. 식해는 발효 과정에서 생선의 살과 뼈가 물러져 토막 친 생선 전체를 먹을 수 있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명칭유래] 명태 명칭에 대해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북어(北魚)란 주로 경기도 이남 지방에서 명태 말린 것을 가리키는 명칭이지만, 전설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고려시대에 강원도에서 불리어진 명칭으로 북방 바다에서 온 고기란 뜻에서 북어(北魚)라 하였다. 당시 이것이 강원도 연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었으나 무명어(無名魚)의 고기는 먹어서 안 된다고 하는 속신 때문에 사람들이 먹지 않아 그 어업도 흥하지 못하였으나 그 뒤 함경도에서 명태란 명칭이 붙은 후부터는 널리 이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재삼(趙在三)의 『송남잡지(松南雜識)』에는 ‘명천(明川)에서 태모(太某)라는 사람이 생선을 잡았는데 이름을 몰라 지명의 '명(明)'자와 잡은 사람의 성을 따서 명태라고 이름 붙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함경도와 일본 동해안 지방에서는 명태의 간으로 기름을 짜서 등불을 밝혔는데 ‘밝게 해 주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명태(明太)라 불렀다는 설이 있고, 함경도 삼수갑산의 농민들 중에는 영양 부족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많았는데 해변에 나가 ‘명태 간을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 하여 명태라고 불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생선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상태에 따라 생태(싱싱한 생물 상태), 동태(얼린 것), 북어 또는 건태(말린 것), 황태(얼고 녹기를 반복해 노랗게 변한 것), 코다리(내장과 아가미를 뺀 반건조 상태), 백태(하얗게 말린 것), 흑태(검게 말린 것), 깡태(딱딱하게 마른 것) 등의 별칭으로 불린다. 또 잡는 방법과 지방에 따라서도 북어(北魚, 북방 바다에서 잡힌 것), 망태(網太, 그물로 잡은 것), 조태(釣太, 낚시로 잡은 것), 강태(江太, 강원도 연안에서 잡힌 것), 왜태(倭太, 함경도 연안에서 잡힌 작은 명태)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연원] 젓갈은 어패류에 소금만을 짜게 넣어 저장성을 높인 염장발효식품인데 비하여, 식해는 어패류와 밥, 무채 등의 부재료를 넣고 소금 간을 약하게 하여 단시일 내에 먹는 저염장발효식품이다. 식해는 생선, 소금, 쌀을 혼합하여 숙성시킨 것으로 쌀의 전분이 분해되고 유기산이 생성되어 소금과 더불어 생선의 부패를 억제하는 보존법이다. 식해에 관한 문헌은 조선 초기까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가 조선 중엽부터 고조리서 속에 나타난다. 1600년대 말 『주방문(酒方文)』에 생선+곡물+소금의 전형적인 식해가 기록되었다. 1700년대 『역주방문(歷酒方文)』에는 생선 대신 우양, 멧돼지 껍질을 쓰고 후추를 쓴 것도 역시 식해라 하였다. 현재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다양한 어종을 원료로 하여 제조 식용되고 있다. [만드는 법] 강릉 지역에서의 명태식해는 꾸덕꾸덕 말린 명태를 토막 낸다. 밥이나 된 찰밥을 지어 식혀서 명태와 고루 섞은 다음 엿기름가루와 고춧가루, 소금, 생강, 파, 마늘 등 갖은 양념을 하여 항아리에 담아 두었다가 뼈가 삭으면 먹는다. [효능] 명태는 단백질은 풍부하고 지방이 적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메티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많기 때문에 간을 보호해 주고, 과음한 후 아침에 술국으로 많이 먹는다. 아미노산 중 성장에 필요한 라이신과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이 들어 있고, 간장에는 비타민 A가 대구에 비해 3배나 많다. 명태를 가열 조리 했을 때 티오프롤린 등의 아미노산이 생성되는데, 체내에서 발암성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명태의 눈에는 영양가가 많으므로 버리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무기질 중에서는 칼슘은 적고 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살에는 비타민 B1, 비타민 B2가 많다. 간에는 지방과 비타민 A, 비타민 D가 많아 이를 추출하여 의약용으로 사용한다. 비타민 A, 비타민 B, 비타민 E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나 콜레스테롤과 염분의 함량이 높은 것이 결점이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식해류는 강릉 지역의 전통적인 제사상에도 올라갔는데 그때에는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을 넣지 않고 하얀 식해를 만들어서 올렸다. 밥알이 동동 뜨는 음료인 식혜의 밥만을 떠서 대추 3조각 얹은 식혜밥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요즈음의 강릉 지역의 제사상 차림에는 식해 대신에 식혜밥이 진설되고 있어 전통적인 상차림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황] 강릉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은 서해안에 비해 식해류의 젓갈이 많이 발달하였다. 이것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소금을 많이 생산하는 서해안에 비하여 소금이 귀한 동해안 지역의 자연환경 때문에 발달한 특성이다. 『강릉시사(江陵市史)』(강릉문화원, 1996) 장지현 외, 『한국음식대관(韓國飮食大觀)』제4권 -발효·저장가공식품-(한림출판사, 2001) 김소미 외,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우리생선이야기』(도서출판 효일, 2002) 이효지, 『한국음식의 맛과 멋』(신광출판사, 2005) 두창구 편, 『강릉지역의 전통문화 연구(江陵地域의 傳統文化 硏究)』(국학자료원, 2000)